오는 8월 예정된 PSG와의 UEFA 슈퍼컵을 앞두고 기권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밀란(이탈리아)과의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5-0 대승을 거뒀다.
말 그대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인터밀란 선수들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축구를 보여줬다. 팀 단위 압박부터 공격 전개, 경기 템포 등 모든 부분에서 인터밀란을 압도했다.
선제골도 이른 시간 터졌다. 전반 12분 데지레 두에의 패스를 받은 아슈라프 하키미가 인터밀란의 골망을 갈랐다. 비티냐, 두에, 하키미로 이어지는 단 두 번의 패스에 인터밀란 수비진이 녹아내렸다.
두에는 전반 20분 뎀벨레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인터밀란의 추격 의지를 단번에 꺾어놨다.
전반전을 2-0으로 마친 PSG는 후반 18분 두에의 멀티골이 터지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어 후반 28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역습 상황에서 깔끔한 마무리로 경기 네 번째 골을 넣었고, 후반 41분에는 교체 투입된 세니 마율루까지 득점을 올렸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5골 차 경기가 나온 건 이번이 역대 최초다. 지금까지 4골 차 경기는 여러 번 있었으나 PSG가 새로운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만큼 PSG의 경기력이 압도적이었다는 뜻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PSG는 이번 시즌 리그1,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컵),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을 포함해 프랑스 축구사에 전례 없는 쿼드러플(4관왕)을 달성했다.
PSG의 우승 소식에 벌벌 떨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유로파리그 우승팀 토트넘 홋스퍼다.
토트넘은 지난 달 22일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대회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유로파리그 우승팀과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8월 UEFA 슈퍼컵을 통해 최강자를 가리는데 PSG가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며 두 팀의 대진이 성사된 것이다.
토트넘 공식 계정은 이날 PSG 우승이 확정된 후 "우리는 UEFA 슈퍼컵에서 PSG와 만나게 됐다"고 게시글을 올렸다.
이 게시글에 토트넘 팬들은 차라리 기권하는 게 낫겠다며 결과가 불 보듯 뻔할 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팬은 "난 우리가 이 경기를 기권할 것을 요청한다"고 댓글을 달았고, 무려 1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다른 팬은 "우리가 이 경기를 하지 않고 그냥 PSG의 3-0 승리로 할 수 없을지 제발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으며 또 다른 팬은 "진지하게 경기 포기할 수 있어?"라고 묻기도 했다.
어떤 팬은 "79-0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자조했고, 다른 팬은 "10-0 스코어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팬들의 호들갑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토트넘은 PSG와 달리 이번 시즌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17년간 이어져 왔던 무관 징크스에서 벗어난 건 긍정적이지만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저 순위인 17위, 한 시즌 최저 승점, 한 시즌 리그 최다 패 등 불명예 기록을 여럿 써내려갔다. 강등을 당하지 않은 게 기적이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인터밀란을 제압한 PSG를 본 토트넘 팬들이 공포에 질린 것도 당연했다. 룰라벳 도메인 주소
한편, 토트넘과 PSG가 UEFA 슈퍼컵에서 만나게 되면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신구 에이스 손흥민과 이강인의 코리안 더비도 성사될 전망이다.
물론 이강인이 슈퍼컵이 열릴 8월 전에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이강인이 그때까지 잔류한다면 가장 주목 받는 코리안 더비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8년 슈퍼컵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김동진이 코리안 더비를 펼칠 뻔했으나 후반 교체출전한 박지성과 달리 김동진은 기회를 잡지 못하며 결국 맞대결이 무산된 바 있다.